무너지는 동부전선

 

아는 지인이 영화 "1942: 언노운 배틀"을 블로그에서 설명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저도 이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라 대답을 못하고 있었는데 지난 주말 "1942: 언노운 배틀"영화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의 원제목은 "Rzhev(르제프)"입니다. 이 단어는 영어가 아니라 러시아어로서, 모스크바에서 약 200km 떨어진 철도교통의 중심 도시의 이름이다. 

르제프를 점령한 쪽이 모스크바까지의 군수지원을 장악할 수 있기에 독일, 소련 양군은 서로 차지하기 위하여 가장 치열했던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이다. 

 

남북 철도가 서료 교차되는 르제프의 전략적 위치

 

1942년 1월 모스크바 코앞에서 갑작스러운 소련군의 대규모 공격(assault)에 르제프까지 후퇴한 독일군은 르제프만은 소련군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해 발터 모델 장군 휘하의 제9군을 중심으로 공세적 방어(counter-offensive) 작전을 준비한다. 공세적 방어작전이란 적의 첨병을 아군 깊숙이 끌어드린 후, 길어진 보급선을 공격하여 고립, 전멸시키는 작전이다. (surprisingly cut off, isolate and annihilate)

소련 29군, 39군의  공격루트
붉은 화살표는 소련군의 공격루트, 파란색은 독일군의 공격루트

소련 39군과 29군(Field Army)을 주축으로 11 기병 군단, 41군, 22군 등 총 5개 군단은 스몰렌스크로 연결되는 철도를 끊기 위해 르제프 왼쪽을 깊숙이 공격하여 광범위한 자루모양의 전선을 형성합니다.

모델 장군이 좁은 입구 부분의 회랑(corridor)을 양쪽에서 공격하여 끊어 버리자, 소련의 5개의 야전군은 완전히 고립되었고, 일부 병력은 산림지역으로 들어가 빨치산(partisan) 활동을 하였지만, 대부분의 병력들은 독일군에 의해 섬멸되었다(wiped out). 여러 차례의 고립된 소련군을 구하기 위한 대규모 공격이 있었으나, 번번이 실패하였다. 이 전투가 바로 "르제프 전투"(the battle of Rzhev)이다. 

 

르제프 전투의 다른 별칭이 "언노운 배틀(unknown battle)"인 이유는 이 전투에서, 소련군은 사상자가 130만 명, 2개 야전군은 완전히 소멸(annihilate)되고 모스크바 150km 지점에 강력한 독일 중부군 전선을 형성하여 모스크바 공략을 한번 더 시도할 수 있게 만든 독일군이 대승한 전투로서 소련 입장에서는 이 소식이 소련군과 국민들에게 퍼지면 일어날 낙담과 사기저하를 막기 위해 그 전과를 비밀에 부쳤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 정확한 전과 기록이 없는 상태이다. 소련은 50여만 명의 사상자가 났다고만 발표하고 있다.

 

이런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히틀러의 미친 짓, 스탈린그라드 공략 작전이 1942년 8월에 시작되면서 중부군의 일부 주력 부대를 남부군으로 재 배치(deploy)하여 작전을 진행한다.

 

남부군으로 재배치된 중부군

이전 블로그에서 언급한 데로 1942년 8월부터 시작된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대하여 스탈린은 상당히 어리둥절하였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히틀러는 르제프 전투의 대승으로 모스크바 공략의 좋은 기회를 살리지 않고, 남부의 스탈린그라드로 모든 역량을 모아 공격하였다. 스탈린에게 이해할 수 없는 작전이었던 것이다. 히틀러의 정치적 선동을 위한 무모한 스탈린그라드 공격은 스탈린에게는 르제프의 참혹한 패배(Rzhev meat grinder)를 설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여 쥬코프 장군에게 특명을 내린다.

 

"한 발짝의 후퇴도 안된다.(not a step back)" 이런 절대적인 특명 아래, 쥬코프는 르제프 전투에서 당한 것과 유사한 전술로 독일군의 약한 전선을 돌파하여 스탈린그라드를 포위해 버린다. 스탈린그라드에서 독일군은 30만 명이 포위 섬멸되었지만(르제프 전투에서는 소련군 130만 명이 섬멸당했음), 스탈린은 영화, 라디오 방송, 신문 등을 통하여 대대적인 선전을 하며, 승리의 기회를 잡았다고 선전하였고, 여기에 미국, 영국 등 연합국들도 이 소식을 세계에 전파하자, 독일 국민과 군인들의 사기는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런 승전 분위기에 더더욱 르제프 전투의 존재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누군가의 말처럼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 하였던가. 스탈린그라드 전투의 기록과 영상, 역사적 평가는 너무 자세하게 알려져 있지만, 르제프 전투에 관한 것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언노운 배틀"이 되었다.

 

영어 공부합시다.

 

1. bulge

돌출부

동사로 "부풀다, 부풀리다', 명사로 "일시적 증가"등으로 쓰이지만 여기 전쟁 용어로는 "돌출부"를 의미한다.

많은 전선의 돌출부에서 유명한 전투가 많이 있었다. 가장 유명한 것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후, 아르덴 숲에서 미. 영 연합군을 공격한 "벌지 전투"가 있다. 동의어로는 salient, protrusion가 있다. 암기 시, 불(bul) 룩 튀어나온다. 돌출한다로 연상하면 좋을 듯.

2. erupt

분출하다

"분출하다, 폭발하다'의 의미이다. 이 단어에서 접미사 "-rupt"는 깨다, 부러지다는 의미로 "e-"는 밖으로의 의미이니 "밖으로 터져 나온다"로 연상이 가능하다. 화산이 폭발하여 분출하는 것을 연상해도 좋습니다.

"-rupt" 단어 3 총사: interrupt, corrupt, bankrupt도 꼭 외워 두세요 

3. interrogate

신문하다

"심문하다"는 의미이다. 암기 시, "안(inter)으로(ro) 난 문(gate)이 어디에 있냐?"라고 신문 헸다.

4, predecessor

선임자

"선임자"라는 의미이다. 이 단어의 반의어는 successor(후임자, 계승자)이다. 암기 시 successor를 암기하고

이전, 앞이라는 접두사, "pred-"만 첨가하면 될 것 같습니다. 

5. bail (out) 

퍼내다

정말 많은 의미를 가진 단어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보석(금)"이라는 의미이고, 동사로 "구출하다, 해방시키다" 등의 의미가 있지만, 여기 전쟁 영어에서는 (참호에 고인 물을) "퍼내다"는 의미가 있다.

암기 시, 옷에 베일(bail) 물을 퍼내다(out). 이런 연상을 하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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